틈새

피의 주간

오나는여신님 2011. 5. 24. 01:18
얼마 전에 월경주간이라고 쓴거 같은데, 또, 가랑이 사이에서 피가 난다. 아주 지겨워 죽겠다.
월 평균 생리혈 양은 50ml라고 한다. 내가 루라라에게 넉달을 모으면 우유팩 하나가 나오겠군, 하고 무심히 말하니, 기분이 야릇하다고 했다. 어디선가 여자가 평생 흘리는 피가 성인남자 두 명분의 피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.. 성인남자 피의 양은 4.5L다. 더흘리나, 덜 흘리나. 아무튼 무시무시하다.
피의 주간인 만큼 신경증이 뚫고 올라온다. 작년에 월경으로 시를 쓴게 있는데, 물간 비린 고등어가 가랑이 사이에서 헬로우! 외치는 기분이라고 썼던 것 같다. 뭘 했다고 어깨가 결린다. 윽. 혼자 방을 쓰니 책상에 이것저것 늘어놓은게 많다. 참, 오늘은 드디어 맘먹고 하드 정리를 했다. 지하의 내 데탑 모니터가 사망했길레 2층 서재방 컴퓨터 모니터를 이식해서 간신히 했다. 이제 데탑에 원도 한도 없다. 여기 데리고 올때부터 맛탱이가 가서 전원이 켜졌다 말았다가 했었는데. 싸게 사서 정말 잘 썼다. 이십만원 들었나? 그때 오만원이라는 조립비용 아낄려고 전 부품을 내가 다 조립했었다. 그래, 난 여잔데 컴터도 조립 할 줄 안다규. 하드 한 번 밀지도 않고 어루고 달래가면서 썼지. 모니터는 어디 중소기업 제품을 인터넷 사은품으로 주는데 울산 집 인터넷 바꿔서 받아쓰고, -,.-;;; 자판이랑 마우스도 남는거 어디서 공수하고, 랜카드는 옛날 컴터서 뽑아와서 ㅋㅋ 참 알뜰 돋네. 아무튼 이제 원도 한도 없구나. 다만 옛날 컴퓨터 하드를 정리해야하는데, 너무 옛날 컴터라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. 용산에 한 번 들고 가보려고 한다. 별건 없고 사진이랑 예전 글이랑 (그래봤자 쓸만한거 하나 없지만.,.) 영화 몇개.. 하긴, 삼년 간 없이 잘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. 이 모든 것은 붕붕이 외장하드를 물려주어서 가능했다. 으학학. 내가 외장하드 살 돈이 어딨겠는가! 지금 쓰고 있는 놋북도 님금임의 충동구매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. 도시바 놋북이 아니었다면 콩만 한 넷북 화면을 답답하게 노려보고 썼을 텐데. 넷북도 하드 정리해서 엄마 아버지 쓰라고 갖다 드려야겠다. 거실에서 한 분 tv보시고 한 분 인터넷 하라고.

하드를 뒤적이다가 옛날에 쓴 시를 발견.

제목은 버블버블

거품 속에 하루 종일 앉아서 까닭 없이 손톱에 낀 때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. 형체가 오묘해,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아요. 태평양 군도의 작은 섬을 닮았네요. B,C급 전범의 뼈가 뒹구는 곳, 버블버블. 내 아랫배에도 똑같은 문양이 있어요. 옛 애인이 찌른 상처가 굳어버렸어요. 그는 젖 빨아, 좆 빨아, 시키는 것도 많았지요. 답례로 배를 그어 주었어요. 아주 근사해요. 나는 소변을 볼 때 결코 변기를 쓰지 않죠. 하수구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버블버블 흘려보낸답니다. 기분이 한결 좋아져요. 버블버블. 시간은 녹아내립니다. 무스 케이크를 주먹으로 쥐어짜듯 버블버블. 앞집에서 못난 아기가 우네요. 세상의 소음이란 가스안전 수칙처럼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죠. 고민할 필요 없어요. 밸브를 잠그세요. 꾸욱. 옆집 아저씨는 새벽 5시에 퇴근하지요. 내 방 창문을 똑똑 두 번 두드려요. 박자에 맞춰 버블, 버블 차갑게 두 번 인사해요. 아저씨는 나의 다정한 새 애인. 아저씨, 우리 오다가다 만나면 텔레토비처럼 수줍게 버블버블 웃어요.

이건 쬐금 칭찬 받은 시다. ㅋㅋㅋ


하나는 쓰다 만 것.

멋진 신세계

나는 감마선을 견뎌내고 살아났다
숫자와 감식체계
세 개의 자궁을 갖고 태어난, 베이비 머신
다섯 개의 유방에서는 달고 따뜻한 젖이 흐른다
질기고 끈적한 자궁이 고무공처럼 퉁겨진다
내 아이는 다섯 개의 손가락, 두 개의 눈을 자랑스럽게 달고 태어났네
일백서른 여섯 개의 쌍생아, 내 아이들의 아이큐 평균은 156


-,.-;;; 쓰다가 생각하기 싫어서 때려 치운 것 같다.

좀 열심히 할 것을. 왜 그 때는 나와 한글 사이가 그다지도 멀었는지.